이전글
다음글| L.A.Marathon (Valentine's Day 2/14/2016) | | | 나의 운동일지 |
 |
2016.02.19. 01:30 |
어젯밤에 비가 제법 많이 내렸고 오늘 아침에도 보슬 보슬 내리고 있습니다. 각기 취향이 다른 세남자 도시락을 (남편: 밥과 국, 둘째 아들과 나 :투나 샌드위치, 셋째: 치킨 가슴살) 싸서 보내고 출근하기전 나만의 오붓한 시간에 생강차 마시면서 그동안의 정신적, 육체적 고단함을 풀고 있어요.
난데없이 샌디에고에 있는 큰아들이 엘에이 마라톤을 등록했다고 작년에 말했을 때 부터 나의 걱정은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나 바쁘고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 쉬는날마다 놀러 다니기 바쁜데 덜컥 하프마라톤도 아닌 풀마라톤을 첨으로 뛰겠다니....
연말 연시에도 쌍둥이 동생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빅베어에 가서 며칠간을 실컷 눈구경하고 놀다 오더니 마라톤 4주전에 20마일 뛰었는데 18마일부터 발목이 아파서 2마일은 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냥 쉬라고 했는데 아픈 곳이 괜찮아졌다면서 마라톤 일주일 남겨놓고 불안했던지 22마일 뛰었다고 해서 저를 완전 놀라게 했어요
저또한 한달전에 감기가 와서 원래는 마라톤 4주전에 롱런을 해야하는데 못해서 3주전에 몸이 괜찮길래 그날 끝나고 일도 가야하는데 25.3마일을 뛰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을 하고 집에오니 떠나려던 감기가 이번앤 더 심하게 들어왔어요.....그때부터 마라톤 뛰기 전까지 잘 먹고 쉬니까 4파운드나 몸무게가 늘었어요
다행히 잘 먹고 푹 쉬니까 마라톤 뛰는날엔 많이 좋아젔어요. 엘에이 마라톤 처음 뛸 때 남편이 픽업을 해주셨는데 그날 비가 오고 추워서 너무 고생을 하시고는 다시는 픽업 안해준다고 하시더니 큰아들이 뛰니까 이번에도 데려다 주겠다고해서 봉연씨와 역시 처음 뛰는 봉연씨아들과 함께 다저스 구장으로 갔어요
늘 페이서를 정해놓고 뛰는데 화장실 갔다온 후에 아들이 없어져서 아들 찾으러 다니느라 진을 다 빼고 결국 못찾고 시간이 다 되어 코럴 B 로 들어갔어요
몸가는대로 스타트를 했는데 15마일 지나면서 벌써부터 힘들기 시작했어요 . 파워젤 한개를 먹고 힘 내서 뛰는데 허리에 찬 나머지 파워젤 두개가 무겁게 느껴지는거에요..
18마일 지점에서 마침 봉사하시는 전정애씨를 만나 허리에 찬 벨트를 풀고 목에 두른 수건도 풀어 맡기고 찬 물 티슈를 받아들고 뜁니다
감사합니다...찬티슈 덕분에 정신 차리고 다시 달릴 수 있었어요
20마일 쯤에서 완전 힘들게 뛰는데 마침 파워젤울 주길래 억지로 다 먹었어요
23마일쭘에 있는 우리 봉사대원들께 이렇게 지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기호씨가 기다리다 같이 뛰어서 콜라 두모금 마시고 또 뛰다보니 리키씨가 보입니다
그래서 억지로 미소를 뛰며 나름 힘차게 달립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한장 건진 달리는 사진은 그런데로 봐 줄만 했어요
역시나 엘에이 마라톤은 마지막 2마일이 약간 내리막길이라 달리기 수월하고 마침 안개가 끼어서 덥지도 않고 안개 때문에 보이진 않았지만 산타모니카 바다를 상상하며 잘 끝낼 수 있었어요
힘들게 들어와서 메달을 목에 걸어주는데 이 메달이 얼마나 무거운지....
기어체크도 번호순서대로 안하고 라스트 내임으로해서 그무거운 메달걸고 P 가 두군데로 나뉘어 있는줄도 모르고 다른곳에서 찾다 찾다 못찾아 한시간 고생하고 난 후에야 알았으니...
다행히 큰아들이 무사히 들어왔는데 (5:21:17)
얼마나 고생을 했음 저를 만나자마자 포옹을 하더니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나중에 김 수한 코치님이 실시간대로 올려주신 트랙킹을 보고나서야 내가 얼마나 초반에 빨리 뛰었는지 알았고 반면에 큰아들은 보니까 11분 과 12분을 넘기지 않고 초반부터 끝까지 뛰었으니 엄마보다 훨 낫게 아주 매니지먼트를 잘 했다는 것을 알았어요....김 수한 코치님 감사합니다....매번 초반에 너무 빨리 뛴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니까 제가 얼마나 미련하게 뛰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그리고 봉사하시느라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
답글
이전글
다음글
